파견 미화원에 “여사님”…직원존중이 서비스질 높여 | |
[‘착한 기업’이 경쟁력이다] 삼구개발 | |
이태희 기자 김경호 기자 | |
청소·경비 등 아웃소싱업체
“여름철에는 샌들형이 좋아. 발도 덜 피곤하고.” “병원 간호사들이 신는 하얀 신발 있잖아요.” 서울 영등포역 인근 대형 쇼핑타운 ‘경방 타임스퀘어’ 지하 미화노동자 쉼터에 10여명의 중년 아주머니들이 모여 앉았다. 그 앞에 앉은 삼구개발 박준길 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들을 노트에 적는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간담회 시간이다. 현장을 맡은 김도형 관리소장이 중간에 “여사님들, 중매 좀 서요”라고 말하자, 아주머니들은 “박 차장 눈이 워낙 높아야지”라고 받는다. 화기애애하다. 그런데, 호칭이 여사님? 박 차장은 “우리는 건물 미화를 담당하시는 아주머니분들은 여사님, 건물 경비를 담당하시는 아저씨분들은 선생님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삼구개발은 흔히 ‘인력파견’이라 일컬어지는 아웃소싱 전문업체다. ‘사모님’, ‘선생님’이란 호칭은 이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회사 구자관(66) 회장의 설명이다. “사람들은 저에게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8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니 대단합니다’라고.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게 아니라, 그 8000분이 벌어주시는 돈으로 제가 먹고 사는 겁니다’라고. 그러니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을 대해야 하고, 최고 수준의 월급을 주고 대우를 하는 건 당연합니다.” 삼구개발은 본사 직원 120여명은 물론 현장 직원 8800여명까지 모두 정규직이다. 동일범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매출액이 1800억원 정도였는데, 단기순이익은 11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며 “대부분 임직원들의 급여로 나가고, 남는 돈도 대부분 성과급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자관 회장과 동일범 사장은 가끔 입씨름을 한다. 동일범 사장이 “회사의 장기성장성을 위해 사내 유보를 늘려야 한다”고 하면, 구 회장은 “회사가 진심을 다해 사람들을 섬기면 장기성장성은 확보된다”고 답한다. 경영본부 권용민 대리는 “해마다 회사에서 ‘우수 현장사원’을 선정해서 호텔에서 부부동반 저녁을 먹는 행사가 있다”며 “우리는 ‘비용 절약 차원에서 행사 장소를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바꾸자’고 제안하지만 늘 거부된다”고 말했다. 평생 백화점·호텔에서 일만 해온 사람들인데, 최고사원으로 뽑혔다면 한번쯤 최고급 호텔에서 대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현장에 계시는 분들은 집에 돌아가면 집안의 가장이자 부모이기에 제가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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