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MB가 다했다네, “고마우신 대통령, 우리 대통령”
“평창 영웅들, 금의환향”
KBS의 평창 유치위 귀국에 관한 뉴스 타이틀이다.
그리고 평창 관련 뉴스들의 맨 꼭대기엔 언제나 고마우신 대통령, 우리 대통령, 영명하신 대통령, 우리 이명박 대통령님이 계시다.
바쁘신 와중에도 남아공 더반에 직접 날아가 무려 20명 이상의 IOC위원들을 설득하셨고 2018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에 엄청난 공훈을 세우셨다. 이분에 대한 언론들의 조명은 정말 낯이 뜨거울 정도다.
아래에 이명박 대통령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관한 기사들이다. 대략적으로 몇몇의 기사들만 간추려도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더반 쾌거의 핵심인물이었단다. 참으로 고마우신 대통령이요 우리 대통령이다. 그리고 영명하신 대통령이요 외교의 귀재시다.
[이 대통령의 스포츠 외교는 올림픽 개최지 결정권을 쥐고 있는 IOC 위원 한명 한명에게 맞춤형으로 이뤄졌다. 상대 IOC 위원의 시차를 고려해 밤 11시에도 통화했고, 한 IOC 위원의 경우 이 대통령이 10번 이상 통화를 시도해 연결됐는데 이 같은 열정은 상대방을 감동시켰다. 이 대통령의 동계올림픽 유치 열정은 남아공 더반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이 대통령은 IOC 위원들을 만날 때는 체면도 가리지 않았다. 3일 남짓한 기간에 개별 면담을 한 IOC 위원들이 20여명에 달했다. 이번 개최지 결정투표에 참여한 IOC 위원들 95명의 5분의 1을 넘는 숫자다. 더반에서의 IOC 위원 접견 때도 맞춤형 멘트를 준비했다.]
[뚝심ㆍ스킨십ㆍ치밀한 전략…MB `비즈니스 외교` 또 통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및 유전사업 수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 핵안보정상회의 서울 유치에 이어 또 하나의 굵직한 전과를 올렸다.]
[李 대통령, '평창 유치' 맞춤형 외교 '120% 효과', 이명박 대통령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CEO 출신'의 경력을 십분 발휘해 이번 유치전을 이끌었다.]
그런데 어쩌랴, 이분이 세우신 공훈인 아랍에미레이트 원전은 일본의 원전폭발로 인해 전 지구인에게 원전이 극히 위험한 존재임이 각인되었고, 따라서 독일 등 원전 선진국은 원전패쇄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을.
또 유전 수주도 흑막이 보도되어 언론에서 사라진지 오래요,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을 초청하겠다고 한 것도 북한의 똥씹은 표정 때문에 본전도 건지지 못한 것을...
특히 이번 더반의 평창 승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도 유치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터라 이 대통령의 저 같은 행동들이 국민들에게 칭찬을 받기보다는 ‘다 된 밥에 숟가락 얹기 신공’을 발휘한 정도로만 보고 있으니 언론들의 호들갑이 더 우습다는 거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의 영웅 만들기는 이분만이 아니다 조양호 유치위원장님은 대한항공과 한진이라는 거대 그룹의 경영도 등한시 하시고 평창 유치에 목숨을 걸었단다. 따라서 동생인 조남호 회장이 경영하는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하고 계시다. 아니 그깟 동생 회사가 대수랴 저 거대한 역사인 동계올림픽을 평창에다 유치하면서 무려 65조원의 국부를 창출하셨는데....
또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님은 특별사면까지 받으시고 그 은덕을 갚기 위하여 더 열심히 뛰셨단다. 그래서 그분 또한 불세출의 영웅이 되셔서 금의환향을 하신단다.
하여, MBC는 100분 토론까지 특별 편성하여 이 위대한 쾌거(?)를 찬양하기에 바빴고, 여타 언론들도 김연아의 드레스가 어디 제품인지까지 매우 친절하게 소개하는 등 더욱 바쁘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승부를 위해 막대한 부채를 끌어다 알펜시아란 거대 리조트를 건설하면서 그동안 부도직전까지 몰리며 죽어가던 강원도가 어떤 희생을 치르고 있는지는 보도하지 않는다. 죽어가는 알펜시아와 강원도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나 최문순 현 지사의 노력에 대해서도 조명하지 않는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지난 8년 동안 강원도가 어떤 희생을 치르고 있는지는 언론들에게 관심 밖이란 얘기다.
인구 150만의 강원도에게 천문학적인 1조8천억 원이라는 돈이 투입된 알펜시아는 현재도 부채만 1조 원 수준이고 이 부채에 대한 이자만 하루 1억5천5백만 원이 나간다는 현실에도 애써 눈을 감는다.
동계 올림픽은 2018년에 열리므로 올림픽까지는 앞으로도 7년이 남아있다. 하지만 알펜시아의 부채문제는 지금도 강원도민의 목줄을 죄고 있다. 이를 조기에 해결하지 않으면 이번 평창유치라는 1회성 이벤트는 국민들에게 더욱 큰 짐으로 남을 것이다. 강원도는 바로 직전까지 이 부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모라토리엄 선언을 심각하게 고려중이었다.
‘강원도 개발공사’
알펜시아를 조성하고 분양, 운영하는 강원도가 설립한 공기업이다. 지난 2003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2010년 올림픽 개최지를 케나다 벤쿠버에 밀려 실패한 뒤 당시 김진선 강원지사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강원도 개발공사를 설립하고 2004년 이 리조트를 건설하기 시작, 무려 1조8천억 원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2007년 다시 러시아 소치로 2014년 개최지가 결정되면서 이 사업은 난관에 종착했다. 더구나 국제경제 위기가 닥쳤고 국내에도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기었다. 더구나 60평 짜리 리조트를 무려 20억 원에 팔겠다는 터무니없는 계획은 애초부터 무리였으나, 김진선 지사는 알펜시아 리조트의 분양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그 수익으로 동계올림픽 관련시설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으로 밀어부친 것이다.
그 김진선 지사는 지금도 평창유치위 특임대사란 직책의 핵심 멤버다. 그리고 그의 이런 실패한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없이 그 또한 ‘영웅’이 되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평창 꿈을 이루다] ‘2전 3기’ 김진선’ 서울신문
[평창의 환희] 3수 김진선 특임대사 동아일보
김진선 "올림픽 성공 위해 전 분야 주체 참여해야"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세차례 유치 도전사 강원도민일보
김진선에 대한 기사의 제목들이다. 그리고 이런 기사들 어디에도 알펜시아에 신음하는 강원도 개발공사의 현실은 없고 막대한 부채에 대한, 하루 1억 원씩 지불되는 이자 이야기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성공에 매우 기분이 좋다. 유치 성공으로 인해 저 골치 덩어리 알펜시아 리조트도 좀 팔렸으면 좋겠고,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계획된 대로 고속철도가 놓여 강원도가 오지가 아니라 가까운 수도권 휴양지가 되어 강원도민들도 부자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최문순 지사도 최종원 의원도 강원도민들만 아니라 전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정치인이 되어 대통령도 꿈꿔보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이라는 빅 이벤트에 강원도라는 이름이 가진 청정환경이 희생될까봐 그 또한 겁난다. 다음 정권이 다시 이명박 같은 토목제일주의 대통령이 되어서 동계올림픽에 대한 투자랍시고 청정 강원도를 곳곳마다 파헤치는 무모한 행위들이 일어날까 겁난다.
그래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최문순 지사가 필요하고 최종원 의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강원도민들이 최문순을 지사로 선택했고 최종원을 평창 지역구 의원으로 선택했으리라고 본다. 고마우신 대통령 영명하신 대통령 우리 이명박 대통령 파이팅이 아니라 최문순, 최종원, 강원도민들 파이팅이다.